양말로
할 수 있는 놀이
집에 짝 잃은 양말이 늘 몇 켤레씩 있습니다. 그게 이 놀이의 재료예요. 말아 쥐면 공이 되고, 손을 넣으면 인형이 되고, 안에 뭘 넣으면 만져서 맞히는 수수께끼가 됩니다.
양말공 던지기
한 켤레를 돌돌 말아 한쪽 입구를 뒤집어 씌우면 공이 됩니다. 던져도 안 아프고 아무것도 안 깨져요. 그래서 집 안에서 던지게 둘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공입니다.
아직 못 던지는 아이한테는 굴려 주세요. 데굴데굴 굴러가는 걸 따라 기어가서 잡아 옵니다. 잡으면 가져와서 건네주고, 또 굴려 달라고 해요.
바구니를 하나 놓아 주면 그때부터 목표가 생깁니다. 넣고 꺼내고 다시 넣어요. 빨래 바구니면 됩니다.
던지는 데 재미를 붙이면 맞힐 것을 놓아 주세요. 바닥에 숫자나 그림을 깔고 던지게 해 봤는데, 자기 나이 숫자를 맞히겠다고 하더라고요.
가끔 던진 양말이 소파 밑으로 사라집니다. “어디 숨었을까?” 하고 같이 찾는 것도 놀이가 돼요.
양말 속에 넣고 맞히기
양말 속에 물건을 하나 넣고 만져서 뭔지 맞히는 놀이예요. 보여 주지 말고 만져만 보게 합니다.
집에서 늘 보던 물건일수록 좋아합니다. 처음에는 놀잇감을 넣어 줬는데, 숟가락이나 칫솔처럼 아는 물건을 넣으니 훨씬 크게 반응했어요. 맞히고 나서 소리 내어 웃고 친구를 불러다 보여줍니다.
한 번 하고 나면 자기가 넣겠다고 해요. 그때부터는 아이가 숨기고 어른이 맞힙니다.
입구가 좁아서 큰 건 잘 안 들어갑니다. 폼폼이를 넣던 아이가 “도와줘” 하고 손을 내밀었어요. 입구를 벌려 주면 나머지는 혼자 합니다.
손에 끼우고 인형 되기
손에 끼우기만 하면 인형이 됩니다. 그리고 한 번 끼우면 잘 안 벗어요. 낀 채로 다른 놀이를 계속합니다.
말을 붙여 주면 대답이 옵니다. “안녕”, “하하” 하고 양말이 말을 해요. 눈이나 입을 안 그려도 됩니다.
손에 낀 양말로 어른 팔이나 다리를 문지르기도 합니다. “씻겨줄게요” 하면서요. 그러다 목욕이나 병원 놀이로 넘어가요.
긴 양말은 팔에 통째로 끼워 주세요. 팔을 흔들면 뱀이 됩니다.
마룻바닥 미끄러지기
양말만 신고 마룻바닥을 밀면 미끄러집니다. 아이들은 이걸 스케이트라고 불러요. 팔을 벌리고 균형을 잡다가 일부러 넘어지기도 합니다.
미끄럼방지 양말을 신은 아이는 안 미끄러져서 억울해합니다. 바닥에 도톨도톨한 게 붙은 양말이거든요. 그런 날은 다른 양말로 바꿔 신기면 됩니다.
여기서 아이가 스스로 시험을 시작해요. 한 아이가 “양말을 벗어야 더 잘 미끄러질 것 같아” 하고 벗어 봤는데, 해 보더니 “발에 땀이 나서 잘 안 미끄러져” 하더라고요. 신었을 때와 벗었을 때를 번갈아 해 보는 게 이 놀이의 알맹이입니다.
더 잘 미끄러질 것을 찾기도 해요. 스카프를 대 주니 “스카프보다 비닐이 더 잘 미끄러질 것 같아요!” 하고 비닐봉지를 발에 신어 본 아이도 있었습니다.
미끄러지는 놀이라 부딪힐 것을 먼저 치워 주세요. 식탁 모서리와 문턱만 비워 두면 됩니다.
빨래 개며 짝 맞추기
빨래를 갤 때 양말만 따로 쏟아 주세요. 짝을 찾아 주는 게 그대로 놀이가 됩니다. 개는 건 어른이 하고 짝 찾는 것만 맡기면 돼요.
크기부터 알아봅니다. “아빠 양말은 커요”, “아기 양말은 작아요” 하면서 큰 것부터 줄을 세우기도 해요.
짝을 맞추다 가족 이야기가 나옵니다. 긴 양말을 들고 “이거 긴 양말은 아빠가 회사 갈 때 신는 거야” 하고, 초록 줄무늬를 들고 “나랑 엄마가 좋아하는 똑같은 초록색 양말이야” 하고요. 작은 것을 보면 “이건 나랑 동생 거야” 합니다.
무늬가 비슷한 걸 섞어 두면 한참 들여다봅니다. 색은 같은데 줄무늬 굵기가 다른 것 같은 걸로요.
줄에 걸어 잡아당기기
아이 손이 닿는 높이에 줄을 매고 빨래집게로 양말을 걸어 주세요. 문고리에서 가구 손잡이까지 이으면 됩니다.
걸어 놓기만 해도 손을 뻗습니다. 잡고 당기고, 떨어지면 또 걸어 달라고 해요. 잡으려고 발끝을 세우는 것 자체가 놀이가 됩니다.
집게를 하나 쥐여 주면 자기가 걸겠다고 해요. 집게를 벌리는 게 잘 안 돼서 한참 걸리는데, 그 시간을 지루해하지 않아요.
대야에 담가 빨기
대야에 물을 조금 받고 양말을 넣어 주면 빨래가 놀이가 됩니다. 물에 적신 양말을 쥐었다 폈다 하는 것만 한참 해요.
자기 양말이라는 걸 알면 더 열심히 합니다. 입고 온 옷에서 자기 양말을 꺼내 와 “나 양말 빨 거야” 하는 아이도 있었어요.
옆에 있던 아이가 자기 것도 해 달라고 합니다. “내 것도 해줄래?” 하니 “그래” 하고 받아서 같이 빨았어요.
빨고 나면 널어야 끝이 납니다. 건조대 아래 칸을 비워 주면 거기까지 자기가 해요.
솜 넣어 인형 만들기
긴 양말에 솜을 채우고 끝을 고무줄로 묶으면 인형이 됩니다. 눈알 스티커를 붙이면 끝이에요.
솜을 만지는 데서 이미 한참 걸립니다. “기분이 좋아요”, “구름 같아요” 하면서요.
뭘 만들지는 넣기 전에 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솜을 넣는 동안 모양이 변하는 걸 보고 그때 정해요. 곰, 토끼, 뱀, 애벌레가 나옵니다. 길고 가는 양말이면 대개 뱀이 돼요.
양말 무늬를 서로 들여다보는 것도 재미있어합니다. 발바닥 무늬가 있는 양말을 고른 아이는 “내 양말은 분홍색 얼룩무늬 같애” 하고, 옆 아이와 “우리는 둘다 노란색이네” 하면서요.
언제 하면 좋을까요
빨래를 갤 때가 제일 자연스럽습니다. 짝 맞추기와 널기는 하던 일을 아이와 같이 하는 것이라 따로 시간을 내지 않아도 돼요.
밖에 못 나가는 날 꺼내는 물건이기도 합니다. 양말공은 집 안에서 던져도 되는 거의 유일한 공이고, 미끄러지기는 넓은 데가 필요 없어요.
하나를 하면 다음이 이어집니다. 공을 만들다 속에 뭘 넣어 보고, 손에 끼워 보다 솜을 채우게 돼요.
작아져서 못 신는 양말이 제일 좋습니다. 물감을 묻히든 솜을 채우든 아깝지 않으니까요.
양말은 어떻게 준비할까요
- 짝 잃은 양말을 버리지 말고 모아 두세요 — 여기 있는 놀이 대부분이 한 짝으로 됩니다
- 긴 양말이 쓸모가 많습니다 — 팔에 끼우는 것도 솜을 채우는 것도 긴 쪽이라야 돼요
- 어른 양말도 몇 개 — 크기가 다른 것이 섞여 있어야 짝 맞추기가 놀이가 됩니다
- 같이 두면 좋은 것 — 솜·고무줄·눈알 스티커·빨래집게. 여기 있는 만들기가 이 안에서 다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