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박샘

아이들과 실제로 할 수 있는 놀이를 모읍니다

종이컵으로
할 수 있는 놀이

종이컵은 아무것도 안 해도 이미 다른 물건입니다. 입에 대면 마이크가 되고, 눈에 대면 망원경이 되고, 귀에 대 주면 전화기가 돼요. 자르고 붙이는 놀이는 그다음에 따라옵니다.

쌓아 올리기

컵을 그냥 얹으면 쏙 겹쳐 들어가서 탑이 안 됩니다. 두 개를 조금 벌려 세우고 그 사이에 하나를 얹는 것만 한 번 보여 주면 그다음은 혼자 해요.

그런데 어린아이는 쌓는 것보다 무너뜨리는 쪽을 훨씬 좋아합니다. 세 개만 얹어 줘도 바로 밀어 버려요. 쌓으려면 손끝 조절이 돼야 하는데 그건 한참 뒤고, 무너뜨리는 건 지금 바로 되는 데다 손 한 번 민 것치고 결과가 아주 큽니다. 다 쌓고 나서 “하나, 둘, 셋!” 하고 다 같이 무너뜨리는 것으로 끝내기도 해요.

같이 노는 아이가 있으면 남의 것을 무너뜨려 다툽니다. 아이들끼리 친구가 만든 성은 놔두고 내가 만든 성만 무너뜨리기로 약속을 정하는 것도 봤어요. 그 말을 그대로 해 주면 됩니다.

두 줄로 나란히 쌓으면 사이에 틈이 생기는데, 그 틈을 아이가 그냥 안 지나쳐요. 들여다보더니 “문이야” 합니다.

키만큼 높아지면 팔이 안 닿습니다. 그때 아이들이 한 건 컵을 눕혀 서로 끼우는 거였어요. 긴 줄이 되니까 그걸 끌고 다닙니다. 중간에 끊어지면 끊어진 채로 이리저리 쳐서 컵이 튕겨 나가는 걸 보고 웃어요. 위로 못 가면 옆으로 갑니다.

  • 3세 미만
  • 쌓기놀이
  • 신체놀이

공 굴려 쓰러뜨리기

컵을 삼각형으로 세워 놓고 공을 굴려 쓰러뜨립니다. 볼풀공이나 작은 고무공이면 되고, 몇 개를 세울지는 아이가 정하게 두세요.

세워 놓기만 해도 아이가 먼저 알아봅니다. “넘기고 싶어!” 하고 달려와요. 이름까지 아는 아이도 있어요. “우리 형이 그건 볼... 뭐라고 했는데.”

어린아이는 굴리지 않고 던집니다. 굴려 보라고 해도 잘 안 되는데, 맞으면 던진 쪽이 훨씬 크게 좋아해요. 굴리기는 나중에 저절로 됩니다.

거리는 아이가 알아서 맞춰요. “이번에는 멀리서!” 하고 물러났다가 안 맞으면 다시 앞으로 옵니다.

쓰러진 컵을 다시 세우는 것도 놀이입니다. “큰 건 밑에, 작은 건 위에!” 하면서 자기들끼리 순서를 정해요. 정해 둘 건 하나뿐입니다. 쓰러뜨렸으면 다음 사람을 위해 다시 세워 두기.

공 대신 자동차를 굴려도 돼요. 그렇게 되면 누가 더 많이 넘어뜨렸는지 컵을 세기 시작합니다.

  • 3세 미만
  • 신체놀이

줄지어 기차 만들기

컵을 바닥에 한 줄로 죽 늘어 세우면 기차가 됩니다. 아직 쌓기가 안 되는 아이도 이건 돼요.

늘어놓는 것 자체가 놀이입니다. 세면서 붙이는 아이도 있어요. “하나, 둘, 세 개, 백개! 엄청 많다!”

색깔이 섞이면 아이가 손을 봅니다. 색깔 컵 사이에 그림 컵을 끼워 놓던 아이가 높이가 다른 걸 알아채고 그림 컵만 도로 빼내더라고요.

다 늘어놓으면 그 줄을 따라 걷습니다. 컵을 안 건드리려고 발끝을 세우고 천천히 가요. “안 무너져요”, “천천히 가요” 하면서 서로 챙깁니다.

한 칸이 넘어져도 거기만 다시 세우면 되니 탑처럼 한꺼번에 무너지지 않아 오래 갑니다.

  • 3세 미만
  • 쌓기놀이

누운 몸 따라 놓기

바닥에 어른이 누우면 아이가 몸 둘레를 따라 컵을 하나씩 놓습니다. 다 놓고 일어나면 컵으로 그린 사람이 바닥에 남아요.

놓는 동안 아이가 하는 말이 재밌습니다. “움직이면 안 돼요.”, “여기가 머리고, 여기가 팔이에요.” 어디가 어디인지 짚어 가며 놓아요.

반대로 아이가 누우면 참는 놀이가 됩니다. “어떻게 이거 닿으면 종이컵 무너지잖아!” 하면서 숨도 조심해서 쉬어요. 일어나 자기 모양을 보면 “우와 이거 나잖아! 내가 이렇게 누워있었어?” 합니다. 그다음부터는 줄을 서요. “선생님 저도 해주세요!”, “나는 다른 모양으로 해볼래!”

다 만든 윤곽 안으로 아이가 들어가 눕기도 합니다. 몸 안에 뭐가 있을지 이야기가 나오면 컵으로 뼈를 놓는 데까지 가요. “공룡처럼 뼈가 있어요.”

어른 몸으로 하면 컵이 서른 개쯤 듭니다. 아이 몸으로 하면 훨씬 적게 들어요.

  • 3~5세
  • 쌓기놀이
  • 신체놀이

컵 밑에 숨기고 찾기

컵을 엎어 그 밑에 작은 것을 숨기고 어느 컵인지 맞히는 놀이예요. 작은 인형도 되고 소꿉 붕어빵도 됩니다.

맞히는 쪽보다 숨기는 쪽을 하고 싶어 해요. “잠깐 보지 마!” 하고 등을 돌리게 한 다음 “자 이제 찾아” 합니다. 숨겨 놓고 먼저 “토끼가 어디에 들어 있는지 맞춰봐!” 하고 묻기도 해요.

그래서 아이 둘이면 숨기는 역할로 다툽니다. 한 아이가 먼저 컵을 들어 버리자 “하지마 내가 할꺼야!” 하고 뺏더라고요. 컵을 넉넉히 나눠 주고 각자 숨겨 서로 맞히게 하면 됩니다.

  • 3세 미만
  • 찾기놀이

마이크로 노래하기

컵을 입에 바짝 대고 “아~” 소리를 내면 목소리가 크게 울립니다. 자르지도 붙이지도 않고 컵 하나면 돼요.

한 아이가 그러고 있으면 옆에서 다 따라 합니다. 그다음은 노래예요. “마이크예요” 하고 번갈아 부릅니다.

역할이 붙으면 한참 이어집니다. 비행기 놀이를 하던 아이는 흰 컵을 잡고 “탑승 수속 시작합니다~” 하더라고요.

컵을 머리에 얹어 주면 또 다른 걸로 봅니다. “모자 같아요”, “뿔이다” 하면서 떨어뜨리지 않고 걷는 놀이로 넘어가요.

하나씩 나눠 주고 이름을 적어 주세요. 자기 것이 생기는 거라 아이들이 그걸 좋아합니다.

  • 3세 미만
  • 음악
  • 역할놀이

망원경 만들기

컵 바닥을 동그랗게 오려 내면 망원경이 됩니다. 오리기 전에도 아이는 컵을 눈에 대고 망원경이라고 해요. 안 보이는데도 그럽니다.

바닥이 잘 안 뚫려서 속상해합니다. 컵을 뒤집어 바닥이 위로 오게 잡아 주면 힘이 들어가요. 처음 구멍은 어른이 내 주고 넓히는 것만 맡기셔도 됩니다.

만들고 나면 들고 밖에 나가야 놀이가 됩니다. 실내에서는 금방 시들해져요. 동네를 한 바퀴 돌면 아는 것을 하나씩 찾아냅니다. “간판에 글씨가 보여요”, “저기는 아이스크림 파는 곳이에요” 하고, 다른 데를 보고 있는 친구한테 “이쪽도 봐봐” 하고 부릅니다.

셀로판지를 구멍에 붙여 주면 세상이 그 색으로 보입니다. 색을 바꿔 가며 번갈아 봐요.

  • 3~5세
  • 만들기

주스 팔기

컵에 뭘 담든 음료수가 됩니다. 제일 많이 쓰는 건 솜공이에요. 가득 담아 커피라고도 하고 주스라고도 합니다. 파는 데를 하나 만들어 주는 것부터 시작하면 돼요.

집게를 하나 쥐여 주면 담는 것부터 놀이가 됩니다. 솜공을 하나씩 옮기다가 옆에 있는 친구 컵에도 넣어 줘요.

담는 것보다 건네는 걸 하고 싶어 해요. “선생님 먹어 이거 오렌지 주스야” 하고 가져옵니다. 마시는 흉내를 내 주면 아이가 그다음 이야기를 붙여요. 오이를 넣어 건네길래 맛있겠다며 마셨더니 “배 아파” 합니다. 많이 마셔서 배가 아픈 거냐고 되물어 주면 거기서 이야기가 한 번 더 나가요.

주문을 받아 주면 놀이가 길어집니다. 커피를 달라고 했더니 “잠깐 기다려봐요” 하고 가서 컵에 방울을 담고 색연필을 꽂아 왔어요. 빨대가 없으면 아이가 꽂을 것을 스스로 찾습니다.

만들다가 자기 이야기가 나오기도 해요. 커피를 만든 아이가 “이거는 엄마가 좋아하는 거에요”, “엄마랑 똑같아요” 하더라고요.

가게는 아이가 옮겨 차립니다. 컵을 캐리어에 담아 다른 책상으로 가더니 “이리 오세요, 나왔습니다” 하더라고요.

  • 3~5세
  • 역할놀이

도장 찍기

접시에 물감을 붓고 컵 테두리에 묻혀 종이에 눌러 찍으면 동그라미가 나옵니다. 컵을 거꾸로 잡고 살짝 대었다 떼면 돼요.

찍히는 순간을 좋아합니다. “이거 보세요! 엄청 동그라미야~” 하고 부르고, 그다음부터는 종이가 찰 때까지 찍어요.

동그라미가 뭘 닮았는지는 아이가 먼저 말합니다. 바퀴 같다고 한 아이는 옆에 자동차를 그렸고, 여러 개 겹쳐 놓고 꽃이라고 한 아이도 있었어요.

겹쳐 찍을수록 색이 어두워지는 걸 알아채면 같은 데를 몇 번씩 찍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종이 위에만 찍기를 정해 두세요. 컵 바닥으로도 찍히니 크기가 다른 동그라미 두 개가 나옵니다.

  • 3세 미만
  • 미술

마라카스 만들기

컵 바닥이 덮일 만큼만 쌀을 넣고 다른 컵을 입구끼리 맞대어 테이프로 빙 둘러 감으면 됩니다. 가득 채우면 소리가 안 나요.

쌀 양을 다르게 해서 두세 개 만들어 주세요. 흔들어 보고 소리가 다른 걸 금방 알아챕니다. “소리 난다”, “이건 커” 하면서 하나씩 번갈아 흔들어 봐요.

넣을 것을 아이가 고르게 하면 더 오래 갑니다. 빨대를 가위로 잘라 넣은 아이가 있었어요. 콩, 좁쌀, 보리, 구슬이 다 다른 소리가 납니다.

맞댄 자리는 테이프를 넉넉히 감아 주세요. 흔들다 벌어지면 쌀이 쏟아집니다.

  • 3세 미만
  • 만들기
  • 음악

꽃 만들기

컵 입구에서 바닥 쪽으로 가위집을 여러 번 넣고 절반쯤에서 멈춘 다음, 조각을 하나씩 밖으로 젖히면 꽃이 됩니다. 자르는 건 어른이 하고 젖히는 것만 맡겨도 돼요.

펼쳐 주면 이게 뭐냐고 먼저 묻습니다. 꽃으로 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요. 스티커를 붙여 놓고 “이건 반짝반짝 별이야~” 한 아이도 있었고, 같은 모양을 문어라고 한 아이도 있었습니다.

꾸미는 데 시간을 많이 씁니다. 꽃잎마다 도트물감을 콕콕 찍거나 폼폼이를 붙여요. 큐빅 스티커를 고르던 아이는 “이거 엄마 줄 거예요” 하더라고요.

자르기 전에 컵 안쪽 바닥에 아이 사진을 붙여 두면 펼칠 때 얼굴이 나옵니다. 꽃 한가운데에 자기가 있는 거예요.

몇 갈래로 자르느냐로 모양이 달라집니다. 적게 자르면 꽃잎이 넓적하고, 많이 자르면 촘촘해져요.

다 만들면 어디에 두고 싶은지 물어보세요. 화단에 꽂겠다고 하면 그날 놀이가 밖에서 한 번 더 이어집니다.

  • 3~5세
  • 만들기
  • 미술

실 전화기 만들기

컵 두 개 바닥 한가운데에 연필로 눌러 구멍을 내고, 실을 바깥에서 안으로 꿰어 안쪽에서 매듭을 크게 지으면 안 빠집니다. 실은 길수록 좋아요. 방 이쪽 끝과 저쪽 끝에 떨어져 서야 통화하는 맛이 납니다.

만들어 줘도 처음에는 안 믿습니다. 컵을 보고 “이게 무슨 전화기야” 하고 웃어요. 그때 컵 하나를 아이 귀에 대 주고 반대쪽 컵에 대고 이름을 부르면 깜짝 놀랍니다. “들려요!”

한 번 들리고 나면 서로 하려고 해요. “내가 먼저 말할래”, “잘 들려?”, “응 말해봐” 하고 번갈아 댑니다. 귀에 대고 있던 아이가 “아 간지러워” 하기도 해요.

실이 느슨하면 소리가 안 갑니다. 처음에는 다들 실을 늘어뜨린 채로 말하다가 “왜 잘 안 들리지?” 해요. 팽팽하게 당기는 것만 알려 주면 됩니다.

줄이 길면 줄부터 놀잇거리가 돼요. 받자마자 쭉 잡아당겨 길이를 재 보고 “길다” 합니다. 구기거나 두드리며 노는 아이도 있어요.

만들기 전에 컵을 먼저 꾸미게 하세요. 다 만들어 주면 한두 번 대 보고 마는데, 색연필로 그리고 스티커를 붙이는 데 시간을 쓰고 나면 그 컵을 놓지 않아요.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아이도 있습니다.

  • 3~5세
  • 만들기
  • 과학놀이

폭죽 만들기

컵 바닥을 오려 내 통으로 만들고, 바람을 넣지 않고 묶은 풍선의 넓은 쪽을 3분의 1쯤 잘라 컵 밑동에 씌운 다음 고무줄로 감으면 폭죽이 됩니다. 컵 위로 잘게 자른 종이를 넣고 풍선 꼭지를 아래로 당겼다 놓으면 위로 날아가요.

한 번 보여 주면 계속합니다. “하나, 둘, 셋!” 하고 당기고, 날아간 걸 주워 와서 또 넣어요.

솜공보다 잘게 자른 종이나 뭉친 휴지가 낫습니다. 흩어지면서 내려와 눈처럼 보이거든요. “폭죽처럼 펑펑 소리가 나고 눈이 내리는 것 같아요!”

혼자서는 잘 안 당겨집니다. 컵 잡은 손과 풍선 잡은 손이 서로 반대로 가야 하는데 그게 안 돼서 “안돼요” 하고 멈춰요. 두 손을 같이 잡고 한 번만 당겨 주면 그다음은 혼자 합니다.

컵에 동물 얼굴을 붙여 두면 설명하기가 쉬워집니다. 배 속에 넣고 꼬리를 쭉 당기라고 하면 바로 알아들어요. 붙여 놓으면 뭐가 붙었는지부터 말합니다. “토끼!”, “멍멍이!”

넣는 양을 바꿔 보게 하면 처음부터 다시 합니다. 조금 넣었을 때와 가득 넣었을 때가 다르게 터지거든요.

바닥을 오려 낸 컵을 보고 알아채는 것도 있어요. 팔을 끼워 보던 아이한테 이제 이걸로 물을 마실 수 있겠냐고 물으니 “아니요. 다 쏟아져” 하더라고요.

  • 3~5세
  • 만들기

언제 하면 좋을까요

밖에 나가려다 못 나가게 된 날 바로 펼칠 수 있습니다. 사러 갈 것도 없고 꺼내면 그대로 시작돼요.

하나를 하면 다음이 이어집니다. 컵에 입을 대고 놀던 아이가 실을 달아 달라고 하고, 도장을 찍다가 그 컵을 오려 꽃을 만들어요. 그날 만든 건 상자에 모아 두면 다음에 또 씁니다.

만든 걸 들고 나가는 날도 하루 잡아 보세요. 망원경은 동네를 돌아야 놀이가 되고, 꽃은 화단에 꽂아야 끝이 납니다.

자르고 뚫는 일이 자꾸 생기는데, 송곳 대신 연필로 눌러 뚫으면 위험하지 않고 구멍도 딱 맞아요.

종이컵은 어떻게 준비할까요

  • 한 봉지를 통째로 두세요 — 만들다 실패하는 게 반이고, 쌓기나 몸 따라 놓기는 스무 개로는 모자랍니다
  • 색깔 종이컵으로 사기 — 값은 비슷한데 색깔별로 모으고 나누는 놀이가 저절로 하나 늘어납니다
  • 풀보다 테이프 — 컵 겉이 매끈해서 색종이를 풀로 붙이면 잘 안 붙습니다. 아이들이 먼저 알아채고 “테이프로 붙이는 게 나을 것 같아요” 하더라고요
  • 너무 얇은 컵은 피하기 — 말랑한 컵은 자르면 찌그러지고 쌓으면 눌립니다
  • 같이 두면 좋은 것 — 실·풍선·고무줄·빨대·솜공·스티커. 여기 있는 만들기가 대부분 이 안에서 됩니다
  • 가위와 물감 — 오리고 찍는 놀이는 이 둘이라야 됩니다
  • 투명 플라스틱 컵도 몇 개 — 담고 쏟는 놀이는 안이 보이는 게 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