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박샘

아이들과 실제로 할 수 있는 놀이를 모읍니다

블록으로
할 수 있는 놀이

인형에는 얼굴이 있고 자동차에는 바퀴가 있는데, 블록은 통을 쏟아 놓아도 아직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이가 그걸 뭐라고 부르는 순간에 놀이가 시작돼요. 그전까지는 그냥 나무 조각이고 플라스틱 조각입니다.

블록은 아이 혼자 노는 물건처럼 보입니다. 쏟아 주고 어른은 빠져 주면 될 것 같은데, 정작 제가 제일 자주 불려 가는 놀이가 이겁니다. 지어 놓은 것이 무엇이 됐는지는 아이만 알고 있거든요. 옆에서 보면 그냥 쌓인 블록이라, 아이가 말을 해 줘야 압니다.

가 보면 시키는 게 매번 다릅니다. 대단한 걸 시키는 것도 아니에요. 정하는 건 아이인데, 정하고 나면 그 안에 제 몫이 하나 생기더라고요.

이런 그림책도 있어요

뽑아 쓰는 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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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록 집 동물인형
  • 블록
  • 무너지는 블록
  • 블록 침대
  • 마이크 올린 블록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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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았다 무너뜨리기

블록을 높이 쌓았다가 손으로 쓸어 무너뜨리는 놀이입니다.

뭐에 좋은 놀이인가요

무너뜨려도 다시 쌓으면 그만이라는 걸 몸으로 익히는 놀이입니다. 손을 조금만 보태고 나머지를 아이가 하게 두면, 자기 손으로 세운 것이 되어 옆에 하나를 더 짓고 싶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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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놀아 주나요

저는 한동안 공들여 쌓아 줬어요. 색과 모양을 맞춰 가며 높이 올려 놓고 짠 하고 보여 주면, 아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손바닥으로 한 번 쓸어 버립니다. 그러고는 깔깔 웃고 “다시 다시” 해요. 그다음부터는 공들이지 않고 빨리빨리 쌓아 줬습니다.

곧 자기가 쌓기 시작합니다. 까치발까지 들고 자기 키보다 높이 올리려다 흔들리면 저를 불러요. 그때 저는 아래만 잡아 줍니다. 위까지 제가 올려 주면 자기가 지은 게 아니게 되는지, 아이가 손을 놓고 다른 데로 가더라고요. 아래를 받쳐 줬더니 하나를 다 세우고는 그 옆에 또 짓기 시작했어요. “집 두개 만들래요.” 제가 한 일은 맨 아래 두어 칸을 손으로 눌러 준 게 다인데, 그 손이 없으면 자기 키만큼은 잘 안 섭니다.

무너뜨리지 않고 넘어가는 길도 하나 있습니다. 쌓아 놓은 것에 쟁반을 비스듬히 걸치면 미끄럼틀이 됩니다. 공을 하나 굴려 주니 “빨라.” 하고 놀라더니, 그때부터는 걸친 자리를 위로 올렸다 아래로 내렸다 하며 몇 번이고 굴려요. 굴러간 공을 주워 오는 것까지가 놀이라 저는 앉아만 있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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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 지어 주는 것보다 여러 번 지어 주는 쪽이 낫습니다. 다시 다시를 부르는 나이라, 색과 모양을 맞춰 정성 들여 짓기보다 빨리 쌓았다 무너뜨리길 반복해 주면 더 오래 놉니다.
  • 맨 아래 두어 칸만 손으로 눌러 주면 됩니다. 위까지 대신 올려 주면 자기가 지은 게 아니게 되는지 손을 놓고 가 버리고, 아래만 받쳐 주면 그 손이 없을 때보다 자기 키만큼 훨씬 잘 섭니다.

뭘 챙기면 되나요

블록 · 쟁반 · 공

  • 3세 미만
  • 쌓기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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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짓고 늑대 막기

큰 블록을 둥그렇게 둘러 집을 짓고, 문으로 드나들며 노는 놀이입니다.

뭐에 좋은 놀이인가요

누굴 들일지를 아이가 직접 정하는 놀이입니다. 벽을 세우는 것보다 문으로 들어올 사람을 고르는 데 마음이 가 있어서, 어른이 들어오라 해도 문을 열어 줄지 말지는 아이가 결정합니다. 늑대를 막아 낼 방법도 어른이 가르쳐 주지 않아도 아이가 직접 찾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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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놀아 주나요

큰 블록을 둥그렇게 둘러 놓기만 하면 집이 됩니다. 지붕은 없어도 돼요. 트인 채로 들락거리는 것만으로 한참 놀다가, 곧 문부터 챙깁니다. 블록 하나를 옆으로 치우면 그 자리가 문이에요. 저더러 들어오라길래 어디로 들어가느냐고 물었더니 블록 하나를 기울여 열어 주더라고요. 어떤 날은 아예 “여기는 문이 없어서 못 들어와요” 하고 저를 밖에 세워 뒀습니다.

제가 진짜로 들어가 앉으면 대개 거기서 한 번 무너집니다. 한 사람이 들어가면 형제나 놀러 온 친구까지 다 따라 들어오거든요. 안이 가득 차서 벽이 밀려 나갔는데, 정작 아이들은 “괜찮아 다시 쌓으면 되니까” 하고 도로 짓기 시작했어요. 아까워한 건 저뿐이었습니다.

그다음부터 문 밖에 앉으면 할 일이 하나 생깁니다. 늑대예요. 벽돌 블록으로 집을 지어 놓으면 아기돼지 삼형제가 저절로 따라옵니다. 쌓다 무너진 걸 보고 먼저 “늑대가 나타났나 봐” 하는 아이도 있어요. 제가 밖에서 손을 흔들며 후 불어 주면 안에서 벌벌 떠는 시늉을 하다가 “들어 올 수 없어” 하고 마주 손을 흔듭니다. 제가 문으로 들어가려는 시늉을 했더니 아이들이 냄비를 꺼내 와 물을 끓이기 시작했어요. 뭐 하냐고 물으니 “물 끓여. 늑대가 들어오면 물에 들어가” 합니다. 저는 밖에서 손만 흔들었는데 결말은 아이가 가져왔습니다.

늑대는 못 들어가면 딴 사람이 되기도 합니다. 한 아이가 “난 집 속에 안 들어갈 거야” 하더니 바구니를 들고 와 문 앞에 내려놓고는 “늑대가 택배를 배달했어” 하더라고요.

알고 있으면 좋아요

  • 문을 열어 줄지는 아이가 정합니다. 어른이 들어가려 해도 아이가 막으면 그냥 밖에서 기다리면 됩니다.
  • 어른 자리는 안이 아니라 문 밖입니다. 안에 들어가 앉으면 자리가 좁아져 대개 한 번 무너지지만, 아이들은 아까워하지 않고 도로 짓기 시작합니다.

뭘 챙기면 되나요

큰 블록 · 벽돌 블록 · 냄비 · 바구니

  • 3세 미만
  • 역할놀이
  • 쌓기놀이

징검다리 건너기

블록을 한 개씩 사이를 띄워 놓고 그 위를 밟으며 건너는 놀이입니다.

뭐에 좋은 놀이인가요

발 디딜 자리를 보고 걸음을 조절하는 놀이입니다. 붙여 놓은 낮은 길은 발밑을 안 보고 그냥 지나가는데, 사이가 벌어져 있으면 다음 발을 어디 디딜지 보고 가야 해서 팔을 벌려 균형을 잡으며 걸음이 느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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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놀아 주나요

블록을 죽 이어 붙여 두면 아이가 그 위에 올라섰다가 금방 내려옵니다. 한 개씩 떼어 놓아야 건너는 놀이가 돼요. 다 건너고 나면 끝에 한 개를 더 놓아 줍니다. 다 온 줄 알았던 길이 다시 늘어나니까 되돌아와서 또 건넙니다. 몇 번 그러고 나면 통으로 가서 자기가 가져다 잇기 시작해요. 그때부터 길이는 아이가 정합니다.

길이 곧을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달팽이처럼 안으로 감아 놓아 본 적이 있는데, 가운데에 닿을 때까지 한참 걸립니다. 한 아이가 “여기 밖에는 바다야, 빠지면 안 돼” 하니까 옆에 있던 아이가 블록을 더 가져와 “그럼 빠지지 않게 이렇게 하자” 하며 길을 이어 붙였어요. 문제를 낸 아이와 푼 아이가 따로였습니다.

징검다리를 진짜로 건너 본 아이는 그 얘기를 합니다. 길을 놓아 줬더니 “돌이야, 돌” 하길래 어디서 봤냐고 물으니 “엄마랑 갔어” 하더라고요. 놀이가 그날 다녀온 데를 데려옵니다.

알고 있으면 좋아요

  • 한 층으로만 놓습니다. 밟고 올라서는 놀이라, 쌓아 올린 것 위로 건너면 발을 헛디뎠을 때 위험합니다. 한 층이면 헛디뎌도 그냥 내려섭니다.
  • 카펫이나 매트 위에 놓습니다. 쌓기는 단단한 바닥이라야 하지만 이 놀이는 반대로, 밟았을 때 밀리지 않아야 합니다.

뭘 챙기면 되나요

블록

  • 3세 미만
  • 신체놀이

기차 만들어 떠나기

블록을 길게 한 줄로 이어 붙여 기차를 만들고, 어디로 떠나는지 정해서 짐을 챙기는 놀이입니다.

뭐에 좋은 놀이인가요

기차는 안 움직여도 「간다」는 말 한마디로 진짜 기차가 됩니다. 갈 곳을 정하고 짐을 챙기는 과정에서 아이는 자기가 매일 겪는 준비 순서를 그대로 옮겨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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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놀아 주나요

길게 한 줄로 이어 붙이면 기차가 됩니다. 저는 이걸 만들어 주는 것까지가 제 몫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다 이어 주고 앉혀 놓으면 몇 번 앉았다 일어나고 맙니다. 안 굴러가서 시들해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갈 데가 나와야 그 줄이 기차가 됩니다. 맨 앞에 앉은 아이가 “나 여행 갈 거야!” 하더라고요. 그 말이 나오기 전까지는 바닥에 놓인 블록이고, 나오고 나면 안 움직여도 기차예요.

정해지고 나면 짐이 필요해집니다. 가방을 하나 찾아다 줬더니 온 방을 뒤지기 시작했어요. 인형을 넣으며 “필요해요”, 인형 옷을 넣으며 “입어요”, 빈 컵을 하나 넣고는 “물이에요” 합니다. 인형 다음에 인형 옷이 나오는 게 저는 좀 놀라웠어요. 아침마다 자기가 겪는 순서를 그대로 옮긴 겁니다.

기차는 그대로 서 있는데 아이는 방을 몇 바퀴 돕니다. 칸을 더 이어 주고 싶어지는 자리인데, 가방만 벌려 놓고 기다리는 편이 낫습니다. 떠나는 준비가 떠나는 것보다 긴 건 어른도 겪는 일이잖아요.

알고 있으면 좋아요

  • 아이가 먼저 말하지 않으면 어디 가는 길이냐고 물어보면 됩니다. 갈 데가 나와야 줄이 기차가 됩니다. 저는 놀이터냐고 물었더니 “할머니 집이요!” 하고 자기가 다시 정하기도 했습니다.
  • 지퍼나 단추가 달린 가방으로 줍니다. 이 나이에는 여닫는 것 자체가 놀이라, 다 싸 놓고 잠그는 데서 한 번 더 놉니다.

뭘 챙기면 되나요

블록 · 가방 · 인형

  • 3세 미만
  • 역할놀이

자석블록 돌려 붙이기

자석블록을 붙였다 떼며 놀다가, 밀려나는 블록을 돌려서 붙는 자리를 찾는 놀이입니다.

뭐에 좋은 놀이인가요

아이가 오래 붙드는 건 붙는 쪽이 아니라 안 붙는 쪽입니다. 밀리는 블록을 돌려서 붙여 주는 것을 한 번만 보여 주면, 그다음부터는 밀리면 돌리고 또 밀리면 뒤집어 가며 붙는 자리를 스스로 찾습니다.

어떻게 놀아 주나요

자석블록은 붙였다 떼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톡 하고 붙는 소리 때문에 몇 번이고 뗐다 다시 붙이고, 귀에 가져다 대 보는 아이도 있어요.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오래 못 갑니다. 잘 붙던 것이 어느 순간 스르륵 밀려나는 블록이 나와요. 손에 닿기도 전에 미는 힘이 느껴집니다. 처음에는 못 쓰는 조각인 줄 알아요. 밀리는 블록을 저한테 들고 와 “아냐~ 아냐~” 하고 내민 아이가 있었습니다.

저는 그 블록을 돌려서 다시 대 줬어요. 착 붙었습니다. 보여 준 건 그 한 번인데 그다음부터는 저를 안 부릅니다. 밀리면 돌리고 또 밀리면 뒤집어 가며 붙는 자리를 자기가 찾아요. 제가 대신 붙여 줬으면 그걸로 끝이었을 텐데, 돌리는 것만 보여 주니 나머지는 아이 몫이 됐습니다.

알고 있으면 좋아요

  • 같은 블록인데 대는 쪽에 따라 붙기도 하고 밀기도 합니다. 자석은 한쪽 끝과 반대쪽 끝의 성질이 달라서, 서로 다른 끝이 만나면 당겨 붙고 같은 끝끼리 만나면 밀어냅니다. 이 나이에는 말로 설명해도 안 들어오니, 저는 붙는 자리와 미는 자리를 번갈아 대 보여 주는 걸로 충분합니다.
  • 미는 블록이 아예 없는 자석블록도 있습니다. 요즘 나오는 자석 타일은 안에 든 자석이 저 혼자 돌아가게 되어 있어서 어느 쪽으로 대도 붙는데, 그런 것만 있으면 이 놀이는 안 나옵니다. 미는 쪽은 자석이 고정된 나무 자석블록에서 나옵니다.
  • 금이 갔거나 벌어진 블록은 그날로 골라냅니다. 안에 든 자석알이 빠져나오는데, 두 개를 삼키면 뱃속에서 서로 붙어 크게 다칩니다. 통에 부어 줄 때 한 번 훑어보면 됩니다.

뭘 챙기면 되나요

자석블록

  • 3세 미만
  • 과학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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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눕히고 침대 짓기

블록을 넓적하게 이어 붙여 침대를 만들고, 어른이 누우면 아이가 몸 크기에 맞춰 침대를 고쳐 짓는 놀이입니다.

뭐에 좋은 놀이인가요

어른이 지어 놓은 침대에는 아이가 잠깐 눕고 말지만, 어른이 먼저 누우면 그때부터 아이가 몸 크기에 맞춰 그 자리에서 고쳐 짓기 시작합니다. 누운 사람 크기에 맞춰 짓는다는 게 이 놀이의 재미입니다.

어떻게 놀아 주나요

저는 침대를 먼저 지어 놓고 아이를 부르곤 했습니다. 그러면 와서 잠깐 눕고는 금방 일어나 버려요. 순서가 거꾸로였습니다. 어른이 지어 주는 게 아니라 어른이 누워 주는 겁니다. 그냥 바닥에 누웠더니 아이가 그때부터 바빠졌어요. 발이 삐져나온 걸 보고는 한쪽을 길게 이어 붙이면서 “엄마는 크니까 큰 집을 만들어줄게요” 하더라고요.

이불은 가져다 덮으면 그만인데, 블록은 모자란 데를 그 자리에서 늘려요. 어깨가 나오면 옆으로 한 줄을 대고, 머리맡에는 몇 개를 모아 베개를 놓습니다. 그런데 자는 척하고 가만히 있으면 오래 못 갑니다. 눈 감고 누워만 있으면 아이도 할 일이 없어져요. 한 번씩 뒤척이면 몸 밑에서 블록이 밀려 어긋납니다. 그러면 아이가 와서 도로 맞춰 놓고, 맞춰 놓은 김에 토닥이고, 또 밀리면 또 옵니다.

알고 있으면 좋아요

  • 어른이 먼저 누워야 시작됩니다. 침대를 지어 놓고 부르면 잠깐 눕고 마는데, 어른이 먼저 바닥에 누우면 그때부터 아이가 몸 크기에 맞춰 짓기 시작합니다.
  • 잘 자 주는 것보다 자꾸 어긋나 주는 쪽이 낫습니다. 한 번씩 뒤척여 블록을 밀어 어긋나게 하면, 아이가 와서 도로 맞추고 토닥이는 걸 되풀이합니다.
  • 벽돌블록 베개는 팔을 괴고 그 위에 머리를 얹습니다. 그래도 배기지만, 그러면 아이가 놓아 준 베개를 치우지 않고도 한참 누워 있을 수 있습니다.

뭘 챙기면 되나요

넓적한 블록 · 벽돌블록

  • 3세 미만
  • 역할놀이

동물 태워 주기

긴 블록을 이어 놓고 그 위에 동물 모형을 태워 주는 놀이입니다. 끼워서 이은 블록이면 끌고 다닐 수도 있습니다.

뭐에 좋은 놀이인가요

늘 누가 태워 주기만 하는 나이인데, 여기서는 자기가 태워 주는 쪽이 됩니다. 태우는 것 자체보다 태워 준 사람이 되는 데 마음이 있어서, 다 태우고 나면 꼭 와서 알려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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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놀아 주나요

긴 블록 몇 개를 바닥에 이어 놓으면 그 위가 자리가 됩니다. 아이가 동물을 하나씩 올리는데 태우는 데는 금방이에요. 그러고는 저한테 와서 알려 줍니다. “이것봐, 내가 태워줬어.” 태울 자리가 꼭 블록은 아닙니다. 동물을 죽 세워 놓던 아이가 큰 것 하나를 골라 그 등에 작은 것을 얹더니 “여기 엄마랑 아기 같이 있어” 하더라고요.

바닥에서 잘 서 있던 동물이 블록 위에서는 자꾸 눕습니다. 블록이 좁아서 그래요. 그런데 누운 동물을 아이는 다르게 읽습니다. 말 하나가 넘어졌는데 한참 들여다보던 아이가 “아픈가봐, 누워서 자고 있네” 하더라고요. 그 말을 들은 옆 아이가 우유병과 숟가락을 가져와 약을 먹였어요. 다 먹이더니 “이제 우리 강아지도 약 먹어야지” 하면서 태워 놓은 것들을 하나씩 내려 약을 먹였습니다.

끼워서 이은 블록이면 끌고 다닐 수 있어요. 끌면 흔들려서 한 바퀴 돌고 올 때마다 한둘이 떨어져 있습니다. 그러면 아이가 가던 것을 멈추고 되돌아가서 도로 태웁니다. 어디까지 가는 놀이가 아니라 떨어진 것을 다시 태우는 놀이라 한참 갑니다.

알고 있으면 좋아요

  • 동물이 자꾸 넘어지는 건 블록이 좁아서입니다. 동물 모형은 발이 앞뒤로도 옆으로도 벌어져 있는데 긴 블록 한 줄은 그만한 폭이 안 나와, 발 두엇이 허공에 뜬 채로 얹혀 조금만 건드려도 넘어갑니다.
  • 긴 것을 나란히 두 개 붙이면 덜 떨어집니다. 그래도 몇은 떨어지는데, 그 떨어진 것을 다시 태우는 게 이 놀이를 한참 가게 합니다.

뭘 챙기면 되나요

긴 블록 · 동물 모형 · 우유병 · 숟가락

  • 3세 미만
  • 역할놀이

볼링장 만들어 굴리기

블록을 몇 개 세워 놓고 조금 떨어져 앉아 공을 굴려 넘어뜨리는 볼링 놀이입니다.

뭐에 좋은 놀이인가요

손을 떠난 공이 원하는 방향으로 안 가는 걸 겪어 보고, 벽으로 막아 주면 그 실패가 성공으로 바뀌는 걸 몸으로 확인하는 놀이입니다.

어떻게 놀아 주나요

블록을 몇 개 세워 놓고 조금 떨어져 앉아 공을 굴리면 됩니다. 그런데 공이 세워 둔 데까지 안 갑니다. 손을 떠나자마자 옆으로 새서 엉뚱한 데로 굴러가요. 두어 번 그러고 나면 아이는 굴리기를 그만두고 걸어가서 바로 위에다 공을 떨어뜨립니다. 저는 아이가 아직 굴릴 줄을 몰라서 그러는가 보다 했는데, 굴려서는 안 맞으니까 그랬던 겁니다.

굴리는 자리에서 세워 둔 데까지 양옆에 블록을 한 줄씩 이어 놓으면 빗나간 공이 벽에 맞고 안쪽으로 되굴러 갑니다. 하나라도 넘어가고 나면 그때부터 앉아서 굴려요. 아이는 공이 자꾸 밖으로 나가니까 큰 블록을 가져와 옆을 막더라고요.

넘어뜨리는 것보다 세우는 쪽을 좋아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제가 굴려서 다 쓰러뜨려도 아쉬워하는 기색 없이 하나씩 도로 세워 놓아요. 그런 날은 굴리는 쪽을 제가 맡습니다.

알고 있으면 좋아요

  • 핀보다 벽을 먼저 세워 줍니다. 이 놀이에서 블록이 제일 크게 하는 일은 핀이 아니라 벽입니다. 벽이 있어야 빗나간 공이 안쪽으로 되굴러 갑니다.
  • 그래도 안 넘어가면 공 말고 핀을 바꿉니다. 더 무거운 공을 찾는 것보다 빠릅니다. 크고 아래가 넓은 벽돌블록은 웬만한 공으로는 안 넘어가는데, 길쭉한 것을 세로로 세워 두면 스치기만 해도 넘어갑니다.
  • 얼굴이나 그림을 붙여 주면 하는 말이 달라집니다. 그냥 블록일 때는 “넘어졌다” 로 끝나는데, 그림이 붙으면 무엇을 맞혔는지를 말합니다.

뭘 챙기면 되나요

블록 · 공

  • 3세 미만
  • 신체놀이

뚝딱뚝딱 고치기

무너진 블록을 다른 블록으로 두드리며 고치는 시늉을 하는 놀이입니다.

뭐에 좋은 놀이인가요

무너진 것을 곧장 치우지 않고 두면, 아이가 스스로 고치는 사람이 되어 방을 돌며 고장 난 걸 찾아 나섭니다. 다 고치고 나면 진짜 되는지 써 봐야 놀이가 이어지고, 그 과정에서 어른이 알려 준 적 없는 말도 스스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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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놀아 주나요

무너진 자리를 바로 치우지 않습니다. 저도 손이 먼저 나가는데, 한 번 참고 두면 거기서 놀이가 다시 시작됩니다. 아이가 기다란 블록을 하나 집어 드는 순간 그게 연장이 돼요. 무너진 데를 두드리며 “뚝딱뚝딱 공사해요.” 합니다.

한 번 고치기 시작하면 고칠 것이 자꾸 늘어납니다. 옆에 있던 아이가 멀쩡한 걸 들고 와서 “나도 망가졌어.” 하고 내밀어요. 그러면 고치던 아이가 몇 번 두드려 주고 “고쳤어.” 합니다. 받아 간 아이는 놀다가 또 하나를 들고 와요. 그러다 “여기도 고장 났어.”, “여기도 고쳐야 해.” 하면서 방을 한 바퀴 돕니다.

다 고쳤다고 하면 그 자리에서 써 보게 해 줍니다. 고쳐 놓고 그냥 두면 거기서 끝납니다. 진짜 되는지 한 번 해 봐야 그때부터 다시 놀아요. 무너졌던 데를 도로 쌓아 놓고 “이제 다시 놀 수 있어요.” 하더니 하던 놀이를 그대로 이어 가더라고요. 고쳐 놓은 것은 꼭 봐 달라고도 합니다. 그때 “튼튼하게 만들어야 해!” 하는 말이 나와요. 저는 알려 준 적이 없는데, 무너진 걸 다시 지은 날에 그 말이 나오더라고요.

알고 있으면 좋아요

  • 망치가 없어도 됩니다. 손에 잡히는 기다란 블록이 다 연장이 됩니다.
  • 고장 난 걸 하나 들고 가면 그때부터 아이가 일합니다. 어른이 여러 개를 늘어놓지 않아도, 하나만 건네면 옆 아이까지 들고 와 방을 한 바퀴 돌며 고칠 것을 찾습니다.

뭘 챙기면 되나요

블록

  • 3세 미만
  • 역할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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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만큼 쌓아 세기

한 사람이 벽에 등을 대고 서면 옆에서 바닥부터 블록을 올려 키만큼 쌓는 놀이입니다. 다 쌓으면 몇 개인지 세어 봅니다.

뭐에 좋은 놀이인가요

적어 놓은 숫자는 아이한테 아무 말도 아니지만, 손가락으로 짚어 가며 직접 센 숫자는 다릅니다. 블록 개수로 자기 키를 세는 경험이 숫자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놀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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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놀아 주나요

한 사람이 벽에 등을 대고 서면 옆에서 바닥부터 블록을 올립니다. 아이가 하나뿐이면 아이가 서고 어른이 쌓으면 돼요. 올리는 쪽은 블록과 서 있는 사람을 번갈아 봅니다. “아직 머리보다 아래야” 하고는 손이 느려져요. 어깨 높이에 오면 “이제 거의 비슷해” 하다가, 마지막 하나를 얹고는 “와, 진짜 똑같아” 합니다.

다 쌓고 나면 몇 개인지 세어 보게 합니다. 저는 문틀에 금을 긋고 날짜를 적어 뒀는데 아이가 그걸 한 번도 안 쳐다보더라고요. 그런데 블록 개수는 자기가 손가락으로 짚어 가며 센 숫자라 다릅니다.

세고 나면 줄이 섭니다. “나도 나는 몇이야?” 하고 다음 아이가 등을 대요. 재던 아이가 “이거 하나 빼” 하면서 위에 얹힌 것을 덜어 키를 맞춰 줍니다. 숫자가 나오면 아이가 그걸 딴 데로 가져갑니다. 열다섯 개가 나온 아이가 “나는 15층인데 우리집은 15층이에요” 하더라고요. 옆에 있던 아이는 “우리 집은 4층이야” 했습니다. 키를 재던 놀이가 거기서부터 사는 집 이야기가 됐어요.

알고 있으면 좋아요

  • 벽에 바짝 붙여 쌓습니다. 한 줄로 세운 것은 위로 갈수록 흔들리는데 벽이 한쪽을 받쳐 줍니다. 다만 서 있는 사람 옆으로 한 뼘은 떼어 놓습니다. 몸에 딱 붙여 쌓으면 무너질 때 그대로 아이 쪽으로 쏟아집니다.
  • 잴 때마다 같은 블록으로 합니다. 블록이 크면 여덟 개쯤에서 끝나고 작으면 스무 개가 넘어서, 바꿔 버리면 지난번 숫자와 견줄 수가 없습니다.

뭘 챙기면 되나요

블록

  • 3~5세
  • 쌓기놀이
  • 과학놀이

자동차 다니는 길

블록을 두 줄로 길게 놓아 도로를 만들고 그 사이로 자동차를 밀고 다니는 놀이입니다.

뭐에 좋은 놀이인가요

벌려 놓는 폭에서 이 놀이가 갈립니다. 작은 자동차 한 대가 겨우 지날 만큼만 좁게 놓아야, 마주 오는 차를 만나고 그 차를 비키게 할 방법을 찾는 일이 생깁니다.

같이 읽으면 좋아요

어떻게 놀아 주나요

저는 처음에 길만 놔 주고 물러나 앉아 있었어요. 아이가 몇 번 밀다 말더라고요. 차를 한 대 들고 반대쪽 끝에서 들어가 보고 나서 알았습니다. 마주 오는 차가 한 대 있는 것과 없는 것이 그렇게 다릅니다. 좁은 길이라 둘 중 하나는 서야 하거든요.

막고 선 차를 비키게 하는 수를 아이가 냅니다. 제 차가 앞을 막고 있으니까 “저는 119차 입니다. 불이 났어요” 하더라고요. 그러면 비켜 줄 수밖에 없죠. 그날부터 급한 차가 자꾸 나옵니다.

아이가 차를 밀고 다니다 보면 손등이 스쳐서 블록이 조금씩 밀려나고, 어느 순간 길이 끊깁니다. 끊긴 자리가 이 놀이에서 제일 좋은 자리예요. 아이는 “여기 막혔어요. 우회도로 만들어야 돼요” 하더니 옆으로 새 길을 놓았습니다. 우회도로라는 말이 어디서 나왔는지는 아직도 모릅니다.

알고 있으면 좋아요

  • 작은 자동차 한 대가 겨우 지날 만큼만 좁게 벌려 놓습니다. 넉넉하게 놓으면 차가 그냥 스쳐 지나가고 말지만, 좁으면 마주 오는 차를 비키게 할 일이 생깁니다.
  • 길을 놓을 때 블록을 다 쓰지 말고 한 줌은 옆에 남겨 둡니다. 통을 비워 버리면 길이 끊겼을 때 돌아갈 길을 못 냅니다.

뭘 챙기면 되나요

블록 · 자동차

  • 3~5세
  • 쌓기놀이
  • 역할놀이

울타리 쳐서 동물 넣기

작은 블록으로 네모 울타리를 쳐서 동물원을 만들고, 그 안에 사는 동물이 뭐가 필요한지 상상하며 고쳐 짓는 놀이입니다.

뭐에 좋은 놀이인가요

울타리는 다 지으면 끝나는데, 안에 사는 동물이 뭐가 필요한지 떠올리기 시작하면 계속 고쳐 짓는 놀이가 됩니다. 좁으면 넓히고, 사는 데가 다르면 울타리를 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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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놀아 주나요

울타리를 쳐 주고 동물까지 넣어 주면 아이가 잠깐 들여다보다 일어납니다. 다 지어 놓은 다음에 할 일이 없어서 그래요. 울타리 말고 안에 사는 쪽을 물어보면 그때부터 달라집니다. 한 아이가 “동물들이 좁으면 답답해요” 하니까 옆에 있던 아이가 “그럼 크게 만들어야 해요” 하고 벽을 밀어 넓혔어요. “동물도 물 마셔야 해요” 하며 파란 블록을 하나 가져다 안에 놓기도 합니다. 그게 물통이에요.

사는 데가 다르다는 걸 알면 울타리가 하나로는 안 됩니다. “펭귄은 추운 곳에 있어야 해요”, “기린은 사막이 아니라 초원에 있어요” 하면서 자리를 가릅니다. 다람쥐 집은 나무 속이라며 블록 사이에 모형을 밀어 넣고, 새 집은 나뭇가지 위라며 높은 데 얹어요. 곰 굴을 만들던 아이는 회색 블록을 둥글게 이어 놓고는 “곰은 겨울잠 자니까 문 닫아야 해” 하며 입구를 덮어 버렸습니다. 다 짓고 나서는 집들을 서로 이어 놓고 “다람쥐 집 옆에 곰 집 있어”, “새는 위에서 지켜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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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고처럼 작은 블록이 잘 맞습니다. 네모로 둘러 울타리를 짓기에 적당한 크기입니다.
  • 다 지은 것을 들어 옮길 수는 없습니다. 끼우지 않고 세워만 놓은 벽은 붙어 있는 데가 없어서 밀면 그대로 흩어지니, 안 옮겨도 될 곳에서 시작합니다.

뭘 챙기면 되나요

작은 블록 · 동물 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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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처럼 세우기

블록을 한 줄로 세워 놓고 맨 앞을 쳐서 도미노처럼 차례로 넘어뜨리는 놀이입니다.

뭐에 좋은 놀이인가요

혼자 서기만 하면 어느 블록으로도 되는데 넘기는 데서 막힙니다. 세게 치면 오히려 안 가고 손끝으로 톡 건드려야 끝까지 가는 걸 겪으면서, 힘의 세기와 결과가 늘 비례하지 않는다는 걸 몸으로 확인합니다.

어떻게 놀아 주나요

다 세워 놓고 나면 아이가 팔을 크게 휘둘러 맨 앞을 칩니다. 크게 넘어뜨리고 싶으니까요. 그런데 세게 맞은 블록은 옆으로 튕겨 나가 버리고, 바로 뒤에 선 것은 그대로 서 있어요. 손끝으로 톡 건드린 쪽이 오히려 끝까지 갑니다. 중간에 서면 처음부터 다시 세우는 게 아니라 그 자리를 치면 됩니다. 제가 손을 대기 전에 아이가 먼저 해요. 멈춘 데로 손을 뻗어 툭 치고, 또 서면 또 치면서 마지막 하나까지 넘깁니다.

처음에는 바짝 붙여 세워요. 붙여 놓으면 앞엣것이 넘어질 자리가 없어서 기댄 채로 멎습니다. 아이가 “너무 붙이면 안 돼” 하더니 사이를 띄우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런데 이번에는 너무 벌어져서 자꾸 중간에 섭니다.

줄이 길어지면 방을 가로지르기 시작해서 지나다니는 발에 걸립니다. 저는 상을 접고 의자를 거실 밖으로 내놓았어요. 바닥이 트이자 곧던 줄이 굽은 길이 되고 갈림길까지 났습니다. 손가락을 나란히 대고 셋을 세어 같이 밀자고 했더니 그다음부터는 둘이 알아서 그렇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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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격은 넘어진 블록이 다음 것에 닿을 만큼, 세워 놓은 높이보다 좁게 둡니다. 바짝 붙이면 넘어질 자리가 없어 기댄 채로 멎고, 너무 벌어지면 자꾸 중간에 섭니다.
  • 자꾸 쓰러지면 큰 블록으로 바꿔 줍니다. 작은 블록은 손등만 스쳐도 누워서 다 세우기도 전에 아이가 그만두는데, 큰 블록은 세우는 동안 버텨 줘서 줄이 훨씬 길어집니다. 커진 만큼 사이도 벌려 놓으면 됩니다.

뭘 챙기면 되나요

블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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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차려 팔기

블록을 길게 한 줄 놓아 진열대를 만들고 그 위에 물건을 올려 파는 가게 놀이입니다.

뭐에 좋은 놀이인가요

가게 놀이가 금방 끝나는 건 팔 물건이 없어서가 아니라 늘어놓을 데가 없어서입니다. 진열대가 생기면 파는 것보다 계산하는 자리, 물건 놓는 자리를 나누는 데서 더 오래 놀고, 값을 묻고 돈을 내는 절차를 스스로 만들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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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놀아 주나요

처음엔 가게 놀이가 금방 끝나길래 소꿉 그릇만 자꾸 더 꺼내 줬어요. 블록을 길게 한 줄 놓아 준 날에야 가게가 섰습니다. 그러고 나면 파는 것보다 자리 만드는 데서 더 오래 놉니다. “여기는 계산하는 데야”, “여기는 물건 놓는 데야” 하면서 블록으로 칸을 나눠요.

파는 것도 블록입니다. 투명한 컵에 작은 블록을 담으면 그게 주스예요. 색이 그대로 맛이 됩니다. 빨간 것을 담고 “수박 주스예요” 하다가 다른 색이 섞이면 “포도주스 됐어” 하고, 더 섞이면 “이건 이상한 맛 주스야” 하고 웃어요. “나는 많이 넣을래” 하고 붓다가 “이거 넘치겠다” 하며 자기가 멈춥니다.

계산하는 자리도 꼭 생깁니다. 블록 몇 개를 쌓아 놓고 “띠릭! 천원입니다” 합니다. 값은 물어볼 때마다 달라지는데 서로 따지지 않습니다. 가게 놀이는 파는 아이보다 사는 어른이 일이 많습니다. 고르고, 값을 묻고, 돈을 내고, 받아서 먹는 시늉까지 해 줘야 다음 것이 나와요. 한 바퀴 돌고 지치면 저는 파는 쪽을 하겠다고 합니다. 그러면 아이가 바구니를 들고 손님이 되는데, 값을 묻고 돈을 내는 일이 그때부터 아이 몫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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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게가 다 서기 전에는 사러 가도 잘 안 팝니다. 다 될 때까지 기다렸다 가는 편이 낫습니다.
  • 파는 말보다 계산하는 소리를 먼저 배워 옵니다. “띠릭! 천원입니다” 같은 계산 소리가 먼저 나오고, 값은 물어볼 때마다 달라져도 서로 따지지 않습니다.
  • 빨대를 하나 꽂아 줍니다. 만든 주스를 들고 다니며 마시는 시늉까지 하게 됩니다.

뭘 챙기면 되나요

블록 · 투명한 컵 · 빨대 · 바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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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로 짓고 불 피우기

블록으로 네모난 화로를 짓고 색깔 블록으로 숯과 불꽃을 만들어 그 위에서 고기 굽는 시늉을 하는 캠핑 놀이입니다.

뭐에 좋은 놀이인가요

접시만 내주면 고기 굽는 시늉 몇 번 하다 끝나던 놀이가, 불판 밑에 뭐가 있어야 하냐고 한마디 물으면 짓는 놀이로 커집니다. 화로를 짓고 색으로 불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굽는 것보다 더 오래가는 놀이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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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놀아 주나요

접시를 바닥에 놓고 고기 뒤집는 시늉을 몇 번 하다 일어나려는 아이한테, 불판 밑에 뭐가 있어야 하냐고 물어봤어요. 그 한마디에 캠핑장에서 본 것이 줄줄 나옵니다. “숯이 있어야 해요”, “불이 있어야 고기를 구워요” 하더니 “돌로 만든 화로도 봤어요” 하고 하나 더 보탰어요. 그러고는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블록 통으로 갑니다.

가운데를 비워 두는 건 거기에 불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불은 색으로 만들어요. 검은 것을 골라 밑에 깔고 숯이라고 하고, 빨간 것과 주황 것을 그 위에 세워 불꽃이라고 합니다. 통을 뒤져 색을 골라내느라 한참 걸리는데, 그게 굽는 것보다 오래 가는 날도 있어요. 다 세우고 나서야 집게를 들고 “치익~ 치익~” 소리를 냅니다.

불이 생기고 나면 어른이 할 일은 그 불을 진짜로 대해 주는 것뿐입니다. 아이가 긴 블록 끝에 하얀 조각을 꽂아 마시멜로라고 하더니 불 바로 위에 걸쳐 뒀어요. 너무 가까워서 타겠다고 했더니 “그럼 벽돌을 하나 더 넣어야겠다!” 하고 사이에 블록을 하나 더 끼워 마시멜로를 위로 올렸습니다. 제가 한 건 걱정 한마디였는데, 높이는 아이가 재서 고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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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로는 속을 비우고 네모로 테두리만 두릅니다. 위에 얹을 것은 넓을수록 낫습니다. 테두리 양쪽에 걸쳐야 하는데 작은 접시는 안으로 빠지고, 쟁반이 있으면 제일 잘 맞습니다.

뭘 챙기면 되나요

블록 · 쟁반 · 긴 블록 · 집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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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감 보고 곤충 만들기

곤충 도감을 펴 놓고 그림을 보면서 블록으로 곤충을 만드는 놀이입니다.

뭐에 좋은 놀이인가요

그림을 코앞에 펴 놓고 만들면 더듬이가 몇 개인지, 다리는 몇 개고 어디에 붙었는지까지 세어 가며 끼웁니다. 외워서가 아니라 보면서 만들다 알게 되는 것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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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놀아 주나요

만들 것을 정해 주는 것보다 볼 것을 놓아 주는 편이 낫습니다. 그냥 만들라고 하면 몇 개 끼우다 마는데, 책을 한 권 펴 놓아 주면 앉아 있는 시간이 달라져요. 곤충 도감처럼 그림이 크고 한 마리가 한 쪽을 다 차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곤충 사진을 벽에 붙여 두고 보라고 했는데, 아이가 만들다 일어나 벽으로 갔다 도로 앉았다 하기를 되풀이하다 그냥 그만두더라고요. 떼어서 책상 위 손 옆에 놓아 줬더니 그때부터 안 일어났습니다.

놓아 주면 세기 시작합니다. 사슴벌레를 만들던 아이가 “사슴벌레는 더듬이가 2개니까, 이렇게 작은 파랑을 여기다 끼우고, 다리는 양쪽에 4개씩 작은 빨강으로 연결해야 겠다” 하고 색까지 갈라 가며 끼웠어요. 더듬이는 맞혔는데 다리에서 어긋났습니다. 그림을 코앞에 놓고 센 건데도 여덟이 나와요. 틀렸다고는 안 했습니다. 다시 세어 보자고만 했더니 그림을 짚어 가며 세고는 두 개를 빼더라고요. 안 빼는 아이도 있어요. 자기 사슴벌레는 다리가 여덟이라고 하면 그냥 두면 됩니다.

옆에 있던 아이는 일부러 다르게 만듭니다. “나두 그냥 사슴 벌레 만들래. 나는 조금 더 큰 사슴 벌레 만들어야지” 하고 블록을 두 겹씩 붙여 두께를 늘렸어요. 같은 그림을 펴 놓고 만드는데 같은 것이 나오는 법이 없습니다. 다 만들면 어디에 둘지 물어봐 줍니다. 잘 만들었다고만 하면 그대로 통에 들어가기 쉬운데, 어디에 둘 거냐고 물으면 아이가 자리를 고르러 갑니다. 한 아이는 잘 보이는 데 올려놓더니 “이름도 써올게요” 하고는 사인펜과 종이를 가지러 갔어요. 그날 놀이가 만드는 데서 안 끝나고 이름 짓는 데까지 갔습니다.

알고 있으면 좋아요

  • 곤충 다리는 여섯입니다. 저도 그날 찾아보고 알았어요. 여덟로 만드는 아이가 많은데, 여덟은 거미 쪽이고 거미는 곤충에 안 들어갑니다. 다리는 몸통 옆이 아니라 가운데 칸에 다 몰려 있습니다.
  • 책상 위 손 옆에 펴 놓아 줍니다. 벽에 붙여 두면 만들다 일어나 보러 갔다 오기를 되풀이하다 그만두지만, 손 옆에 두면 안 일어납니다.

뭘 챙기면 되나요

블록 · 곤충 도감 · 사인펜 · 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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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어 팽이 돌리기

만들던 블록 조각을 뒤집어 세워 돌리면 팽이가 됩니다. 바닥에 닿는 데가 좁고 뾰족하면 돌아갑니다.

뭐에 좋은 놀이인가요

따로 만든 것이 없어도 됩니다. 짓다가 떨어진 블록 하나가 저 혼자 도는 걸 보는 것만으로 놀이가 시작되고, 다 도는 건 아니라서 통을 뒤져 잘 도는 조각을 직접 찾아내는 과정 자체가 재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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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놀아 주나요

로켓을 만들어 온 아이가 저한테 보여 주더니 “이거는 로켓인데 이렇게 거꾸로 하면 팽이가 돼요” 하고 그 자리에서 돌렸어요. 저는 아이가 뒤집기 전까지 그게 팽이인 줄 몰랐습니다. 꼭 뭘 만들어야 도는 것도 아니에요. 놀이공원을 짓던 아이가 바닥에 떨어진 블록 하나가 저 혼자 도는 걸 보고는 “이거 진짜 잘 돌아가!” 했어요. 그때부터 짓던 것은 그대로 두고 통을 뒤져 하나씩 돌려 봅니다.

곧 좁다는 말이 나옵니다. 책상에서 돌리다 자꾸 떨어지니까 한 아이가 “엄마, 팽이 놀이 하기에는 책상이 너무 좁아요.” 하더라고요. 저는 책상을 옆으로 밀어 바닥을 비워 줬습니다. 자리가 나자 아이 입에서 “팽이경기장을 만들면 좋을 것 같아요” 가 먼저 나왔어요.

크기는 아이들이 고쳐요. 네 개로 조그맣게 만든 걸 보고 옆에 있던 아이가 “이건 너무 작지 않아?” 하니까 더 가져와 넓혔습니다.

경기장이 서 있으면 팽이가 모입니다. 형제나 놀러 온 친구들이 와서 들여다보고, 자기 것을 만들어 와서 같이 하자고 해요. 그날 제일 오래 간 놀이가 이거였습니다.

알고 있으면 좋아요

  • 다 도는 건 아닙니다. 잘 도는 조각을 찾아낸 아이는 그걸 손에 쥐고 다니고, 더 좋은 것을 찾으면 서로 바꾸기도 합니다.
  • 경기장은 바닥에 그은 선보다 낫습니다. 선은 팽이가 그냥 넘어가는데 블록은 벽이라 부딪히고 안에 남습니다. 높이 쌓을 것도 없어서 한 겹만 이어 놓으면 됩니다.

뭘 챙기면 되나요

블록

  • 3~5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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